제타 제품을 만드는 이야기
Product Owner 정지수님
🍀 인트로
김준성: 안녕하세요! 스캐터랩에서 채용을 담당하고 있는 김준성입니다. 저희가 오늘은 특별한 손님을 모셨는데요, 바로 '제타' 제품팀 리드 정지수 님입니다. 지수님, 안녕하세요! 바쁘신데 이렇게 귀한 시간 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정지수: 네, 안녕하세요. 스캐터랩에서 제타 프로덕트 리드를 맡고 있는 정지수입니다.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준성: 많은 예비 지원자분들이 스캐터랩이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팀 분위기는 어떤지 많이 궁금해하세요. 그래서 오늘, 지수님을 통해 스캐터랩의 '날것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지수님, 먼저 스캐터랩에서는 얼마나 일하셨고, 지금 맡고 계신 '프로덕트 리드'는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인지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정지수: 네, 저는 스캐터랩에 합류한 지 딱 만 3년이 되었어요. 처음에는 '이루다' 가 활동했던 ‘너티’ 제품의 PO(Product Owner)로 일하다가, '제타'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 제타의 프로덕트 리드를 맡게 되었습니다. 프로덕트 리드는 말 그대로 제품팀 전체를 총괄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하시면 쉬울 것 같아요.
저희 제품팀이 현재 5개의 스쿼드(Squad)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스쿼드 리더분들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팀원들과도 함께 고민하면서 제품팀 전체가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고, 각 팀의 목표를 정의하고, 또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고 즐거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개선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제품 정의와 성장 과정
김준성: 벌써 제타가 세상에 나온 지 1년이 넘었어요. 정말 많은 업데이트와 성장이 있었는데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서, 제타가 처음 기획될 당시 이야기를 좀 들어보고 싶어요. 초기 제타는 어떤 의도로, 어떤 사용자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획되었나요? 처음엔 'AI 캐릭터 챗'이라는 개념이 지금처럼 익숙하지 않아서 조금 모호하게 느껴지기도 했거든요.
정지수: 맞아요, 처음의 모습은 지금과는 꽤 달랐죠. 저희가 초기 가졌던 생각의 출발점은 '모든 사람은 각자만의 취향이 있고, 그 취향에 맞는 대화 상대를 원할 것이다'라는 거였어요. 그동안 저희가 '이루다'를 통해 잘 만들어진 하나의 페르소나로 많은 분들께 다가갔다면, 제타에서는 접근 방식을 '다대다' 전략으로 바꿨다고 할까요? 사용자들이 직접 훨씬 더 다양한 종류의 캐릭터를 만들 수 있게 하고, 그 수많은 캐릭터들을 개인의 취향에 맞게 잘 연결해주면 사람들이 굉장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가설에서 시작했습니다.
김준성: 1년이 지난 지금, 외부에서 보거나 처음 제타를 접하는 분들은 여전히 '여러 캐릭터 중 하나와 골라 대화하는 플랫폼' 정도로 인식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스캐터랩 내부에서는 현재 제타를 어떻게 정의하고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초기의 생각과 달라진 점이 있나요?
정지수: 저희도 처음엔 당연히 '캐릭터와 대화하는 플랫폼'으로 생각하고 만들었고, 출시 초기에도 그렇게 이해했어요. 그런데 제품을 운영하고 사용자들과 소통하다보니, 이게 단순히 캐릭터와의 1:1 대화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됐죠. 유저 인터뷰를 하면서 정말 감명 깊었던 순간들이 많았는데, 유저 분들의 목소리를 듣고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저희의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어요.
예를 들어, '캐릭터와의 대화'라면 대화 초기에 설정된 캐릭터와 사용자 간의 관계가 어느 정도 유지되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수십, 수백 턴의 대화가 오가다 보면 초기의 그 캐릭터는 사라지고 완전히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거나, 훨씬 더 많은 등장인물이 나타나는 경우가 정말 많더라고요. 이걸 보면서 저희는 '아, 이건 캐릭터랑 대화하는 플랫폼이라기보다는, 사용자가 AI 모델과 상호작용하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내러티브 머신(Narrative Machine)에 가깝구나'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김준성: 내러티브 머신이요?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정지수: 네. 여기서 AI 모델은 단순히 한 명의 캐릭터 역할을 넘어, 때로는 상황을 설명하는 해설자가 되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새로운 인물을 등장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해요. 사용자는 이런 모델의 반응과 상호작용하면서, 마치 자신이 주인공인 소설이나 드라마의 스토리를 실시간으로 만들어나가는 경험을 하는 거죠.
그래서 저희는 제타를 '사용자가 자신만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써내려가는 도구'로 재정의했고, 이런 관점에서 모델과 제품을 개선해나가니 사용 시간이나 만족도 같은 지표들이 훨씬 더 좋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김준성: 단순히 캐릭터와 대화하는 것을 넘어,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야기', 즉 '서사' 자체를 핵심 가치로 보고 계신 거군요.
정지수: 맞아요. 저희에게 '내러티브' 혹은 '스토리'라는 단어는 제타를 이해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사용자들이 막 엄청난 문학 작품이나 영화 시나리오 수준의 완결성 높은 대하 서사를 만들기를 기대하는 건 아니에요. 그럴 필요도 없고요.
왜냐하면 제타에서의 이야기는 철저히 '개인' 중심적이고, 사용자가 1인칭 주인공 시점에서 실시간으로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전통적인 서사의 완결성보다는 '내가 원하는 대로 상황을 이끌어갈 수 있는 자유도'와 '나만이 만들 수 있는 고유한 경험'이 훨씬 중요하거든요. 데이터를 보면, 사용자들이 가장 몰입하는 순간은 바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예상치 못한 재미를 발견할 때예요.
김준성: 듣고 보니, 사용자가 즉흥적으로 만들어가는 짧고 빠른 호흡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요즘 유행하는 숏폼 콘텐츠와도 비슷한 결이 있는 것 같네요.
정지수: 네, 정확해요. 실제로 하나의 대화방이 길게 이어지더라도, 그 안에서 하나의 에피소드나 장면(scene)이 지속되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아요. 상황이 빠르게 전환되고,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고, 새로운 갈등이 생겨나죠. 이런 빠른 템포가 숏폼 콘텐츠에 익숙한 요즘 사용자들, 특히 10대들이 제타를 더 쉽게 즐길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해자(Moat)
김준성: 제품의 본질을 파악하고 방향을 잘 잡는다고 해서 모든 스타트업이 성공하는 건 아니잖아요. 사실 대부분은 PMF(Product-Market Fit)를 찾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요. 그런데 제타는 출시 1년 만에 200만 사용자를 넘어서고, 1인당 일주일 평균 체류 시간이 12시간에 달할 정도로 엄청난 성장과 사용자 몰입도를 보여주고 있어요. 이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제타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뭘까요?
정지수: 자랑하고 싶은 게 정말 많지만 (웃음), 딱 하나를 꼽으라면 '우리가 PMF를 제대로 찾았고, 그 PMF를 가장 잘 실행할 수 있는 팀이기 때문'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PMF가 맞다는 확신은 출시 직후부터 지금까지 계속 느끼고 있고요, 저희가 이걸 잘할 수 있는 팀이라는 건, 스캐터랩이 한국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생성형 AI 붐이 오기 전부터 '관계 중심', '감성 기반'의 AI 기술과 제품 깊이 연구해 온 팀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이루다를 만들면서 쌓아온 노하우죠. 그때는 '친구'라는 관계에 집중했지만, 지금 제타에서는 그보다 훨씬 더 넓은 범위의 관계와 스토리를 다루고 있어요. 하지만 본질은 비슷해요. '사람들이 언제 재미를 느끼고, 언제 감동하고, 언제 이야기에 몰입하는가'에 대한 이해도가 저희는 압도적으로 높다고 자부합니다. 그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제품과 모델을 만드니, 사용자들에게 훨씬 더 높은 몰입감과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김준성: 제타 출시 이후 유사한 서비스들도 생겨났고, 해외에는 원래 캐릭터 AI나 Chai 같은 플랫폼들도 있었잖아요. 이런 서비스들과 비교했을 때, 제타만의 차별점, 핵심 가치는 무엇일까요?
정지수: 역시 앞서 말씀드린 '내러티브'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캐릭터 AI는 이름부터 '캐릭터' 중심이잖아요? 경쟁 서비스들을 보면 대부분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우고, 그 캐릭터가 대화의 중심이 되어 고정적으로 등장하는 구조를 가져요.
하지만 저희는 캐릭터를 이야기를 시작하게 하는 '도구' 또는 '진입점' 정도로 생각해요. 이야기의 진짜 주인공은 사용자 자신이고, 사용자가 이야기를 써 내려가면서 캐릭터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거든요. 변하지 않는 것은 그 이야기 속의 '나(사용자)' 뿐이죠. 이렇게 캐릭터를 한 발 뒤로 물리고, 사용자가 만들어가는 '내러티브' 자체에 집중한다는 것이 저희의 가장 큰 차별점이고, 모델과 제품 업데이트도 계속 이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김준성: 스캐터랩은 다른 많은 스타트업과 달리, 외부 LLM(거대 언어 모델) API를 쓰는 게 아니라 자체적으로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도 큰 특징인데요. 이게 제품 관점에서는 어떤 실질적인 차이를 만들어내나요?
정지수: 그 점도 정말 중요한 저희의 핵심 경쟁력입니다. 자체 모델이 있다는 것은, 저희가 파악한 '사용자가 몰입하는 순간', '재미를 느끼는 패턴'들을 모델 학습에 직접 반영해서 그 경험을 극대화하고 더 자주 일어나게 만들 수 있다는 의미예요.
예를 들어, 사용자들의 대화 패턴에서 어떤 지점이 특히 재미있었는지, 사용자별로 어떤 경험을 선호하는지를 제품 데이터로 포착해서 그걸 모델 학습에 바로 활용할 수 있어요. 또 저희가 '내러티브'를 강조하기로 결정했다면, 모델이 새로운 상황을 더 흥미롭게 전개하거나, 예상치 못한 인물을 등장시키는 능력을 강화하도록 직접 트레이닝할 수 있죠. 즉, 저희가 발견한 '재미의 공식'을 모델을 통해 극한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모델을 업데이트할 때마다 제품 전체 지표가 눈에 띄게 상승하는 것을 1년 내내 경험하고 있어요.
제품팀 입장에서도 이게 중요한데요, 저희는 사용자들이 자연스럽게 '이 대화 좋았어', '이건 별로였어' 같은 피드백을 남기도록 유도하는 기능을 만들고, 이 데이터를 모델팀에 전달해서 학습 데이터로 활용해요. 이런 선순환 구조, 즉 데이터-모델 플라이휠을 자체적으로 돌릴 수 있다는 것이 저희의 가장 강력한 무기 중 하나입니다. 다른 제품팀에서는 하기 어려운, 학습 데이터 수집까지 제품팀이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실행하는 거죠.
김준성: 데이터-모델 플라이휠, 정말 강력한 해자(Moat)처럼 들리네요. 비용 측면에서의 이점도 언급해주셨는데, 그것도 무시할 수 없겠죠?
정지수: 그렇죠. 자체 모델을 사용하면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특히 AI 서비스는 연산 비용이 많이 드는데, 이 부분을 효율화할 수 있다는 건 비즈니스를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데 매우 큰 장점입니다. 가끔 외부에서 저희 서비스 보시고 '쟤네 돈 엄청 태우는 거 아냐?' 걱정해주시는 분들도 계신데, 다행히 저희는 돈을 벌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웃음)
🌏 글로벌 전략
김준성: 제타는 처음부터 한국과 일본, 두 나라에 동시에 출시되었고 지금도 운영 중인데요. 특히 일본에서는 전담 팀원이 마케터 두 분뿐인데도 불구하고, 한국보다 일부 지표가 더 좋게 나온다는 점이 인상적이에요. 두 나라 서비스를 동시에 운영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그리고 일본에서의 성공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정지수: 의외로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물론 로컬라이제이션이 중요하고 각 문화에 맞는 접근이 필요할 때도 있겠지만,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처럼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보편적인 제품 형태나 UX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제타의 경우, 글로벌화의 핵심은 역시 '모델'이었어요.
다른 언어로 서비스를 확장할 때 가장 큰 허들이 언어 모델인데, 저희는 저희만의 '모델 로컬라이징 비법'(?)을 개발해서 일본어 모델에도 적용했어요. 자세히 말씀드리긴 어렵지만요. (웃음) 그렇게 하고 나니, 오히려 일본 시장의 PMF가 한국보다 더 잘 맞았다고 할까요? 거의 동일한 제품과 유사한 수준의 모델(사실 저희는 아직 한국어 모델이 더 뛰어나다고 생각해요)을 사용하는데도 일본 지표가 더 좋게 나온다는 건, 제타라는 프로덕트 자체가 일본 사용자들에게 더 매력적으로 다가갔다는 의미겠죠.
직관적으로 생각해도, 일본이 이런 서브컬처나 캐릭터 문화에 좀 더 개방적이고 익숙한 편이잖아요? 그런 문화적 배경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저희가 일본 시장에 적용했던 '모델 로컬라이징 방법'이 다른 언어권에도 적용 가능한, 확장성 있는 방식이라는 거예요. 이걸 활용하면 비교적 적은 비용과 노력으로 다른 국가로도 빠르게 진출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준성: 후보자분들께서 일본 외 다른 국가 진출 계획에 대해서도 많이 궁금해하시더라고요.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는군요?
정지수: 네, 당연히 실제 시장에 부딪혀봐야 알겠지만, 저는 꽤 자신 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일본에는 정말 최소한의 리소스만 투입했는데도 한국을 뛰어넘는 성과를 보여줬거든요. 일본 시장 진출 과정에서 얻은 경험과 노하우가 다른 나라에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는 '확장 가능한 방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빠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 초에는 더 많은 국가로 진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일본은 저희 글로벌 전략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하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톡톡히 해준 셈이죠.
🤝 조직 구조와 일하는 방식
김준성: 이제 스캐터랩이라는 팀 자체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 볼게요. 현재 스캐터랩의 전체 팀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정지수: 지금 전체 인원은 40명 정도 있어요.
김준성: 이 40여 명의 인원이 어떤 조직 구조로 일하고 있는지, 각 팀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정지수: 크게 보면 제가 속한 제품팀과 실제 AI 모델을 개발하는 모델팀, 이렇게 두 축으로 나눌 수 있어요. 제품팀 안에는 다시 목적에 따라 5개의 스쿼드(Squad)가 있어요. 5개의 스쿼드 중 3개의 스쿼드가 좀 더 전형적인 제품 개발 스쿼드에 가까운데요.
유저 스쿼드는 사용자의 전반적인 대화 경험을 책임져요. 제타가 아직은 생소한 제품일 수 있으니, 사용법을 안내하고 대화에 잘 안착하도록 돕는 온보딩 퍼널을 관리하고요, 동시에 모델팀과 협력해서 '어떻게 하면 사용자가 대화에 더 몰입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모델 개선 방향을 제안하거나 관련 기능을 개발해요. 예를 들어 사용자 답변 추천 기능 같은 건 제품 기획과 모델 개발이 함께 필요한 대표적인 예시죠.
캐릭터 스쿼드는 사용자가 대화하는 대상, 즉 '캐릭터'라는 콘텐츠 자체에 집중하는 팀이에요. 어떻게 하면 더 매력적이고 양질의 캐릭터가 많이 만들어질 수 있을지 고민하고, 캐릭터 생성 시 좋은 프롬프트를 제안하거나, 창작자들의 동기 부여를 위한 시스템을 만드는 등의 역할을 합니다.
디스커버리 스쿼드는 수많은 사용자와 수백만 개의 캐릭터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연결할 것인가, 즉 '발견'의 문제를 푸는 팀이에요. 홈 피드, 검색 기능, 연관 캐릭터 추천 등 사용자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캐릭터를 잘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탐색 지면을 관리하고, 관련된 알고리즘과 UX를 개발하고 개선하는 역할을 합니다.
제품 기능 개발보다는 다른 목적을 가진 두 스쿼드가 있는데요. 하나는 유입 스쿼드예요. 마케팅, 바이럴, 오가닉/인오가닉 그로스 활동 등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제타를 알게 하고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합니다. 다른 하나는 운영 스쿼드인데요. 제타는 사용자들이 직접 100만 개 이상의 캐릭터를 만들 정도로 창작 활동이 활발한 플랫폼이다 보니, 콘텐츠를 잘 관리하고, 문제가 될 만한 콘텐츠는 필터링하고, 좋은 콘텐츠는 더 잘 노출시키는 등 플랫폼 운영 업무가 굉장히 중요해요. 운영 스쿼드가 이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김준성: 그럼 하나의 스쿼드는 보통 어떤 직군의 사람들로 구성되고, 스쿼드 내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협업이 이루어지나요?
정지수: 보통 한 스쿼드는 PO(Product Owner), 프로덕트 디자이너, 프론트엔드 개발자, 백엔드 개발자, 그리고 데이터 분석가, 이렇게 5가지 직군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저희 스쿼드 워크의 가장 큰 특징은 '거의 모든 과정에 모두가 함께 참여한다'는 점이에요.
저희가 일하는 방식은 크게 보면 [유저 인터뷰 / 데이터 분석 → 아이디어 발굴 → 상위 기획 → 세부 기획 및 디자인 → 개발 → QA → 출시 및 분석] 순서로 진행되는데요, 이 모든 단계에서 스쿼드 구성원 모두가 정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토론에 참여해요. 예를 들어 PO가 '이번엔 이런 문제를 풀어봅시다' 하고 상위 기획 문서(이 문제를 왜 풀어야 하는지(Why), 이게 어떻게 제품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는지 등)를 공유하면, 디자이너, 개발자, 분석가분들이 단순히 '내 역할' 관점에서만 보는 게 아니라, '이 방향이 정말 맞는가?', '이게 최선의 방법인가?', '사용자에게 정말 도움이 될까?' 같은 근본적인 질문들을 던지며 함께 고민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아요.
상위 기획이 정해지면 디자이너가 구체적인 화면과 로직을 설계하는 세부 기획과 디자인을 진행하는데, 이 과정에도 역시 모든 구성원이 참여해서 의견을 나눠요. 디자인이 완료될 즈음에는 데이터 분석가분이 '이 기능이 출시되면 어떤 지표를 어떻게 측정해서 성공 여부를 판단할 것인가'하는 후속 분석 계획을 미리 공유하고, 이에 대해서도 다 같이 논의하고요. 개발과 QA 과정도 마찬가지입니다.
김준성: 이렇게 일하는 방식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혹시 단점도 있을까요?
정지수: 실질적인 장점은, 개발 단계에 가서야 '아, 이거 기술적으로 구현 어려운데요?' 라거나, 출시 후에 '앗, 필요한 데이터 로그를 안 심었네?' 같은 뒤늦은 문제를 방지할 수 있다는 거예요. 훨씬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죠. 하지만 제가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추상적인 장점은, 이 모든 과정에서 '왜(Why)'를 함께 고민하고 공유하기 때문에, 팀원 모두가 해당 기능이나 아젠다에 훨씬 더 깊이 몰입하고 주인의식을 갖게 된다는 점이에요.
예전에는 자칫 각자 자기 역할만 하는 사일로(Silo) 형태로 일하기 쉬웠는데, 지금은 개발자도 기획 의도를 깊이 이해하고 의견을 내고, 디자이너도 데이터 분석 결과에 관심을 가지면서 '이건 정말 우리가 함께 만든 피처'라는 인식이 강해졌어요. 이게 팀 전체의 동기 부여와 성과에 엄청난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요. 굳이 단점을 찾자면, 이런 치열한 논의 과정을 피곤하게 느끼거나, 자기 의견을 강하게 설득해야 하는 상황을 어려워하는 분이라면 조금 힘들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저는 이게 건강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 정성적인 제품을 Data-Driven 하게 만드는 과정
김준성: 제타는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잖아요. 물론 퍼널 분석이나 AB 테스트 같은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도 중요하겠지만, '재미'라는 주관적이고 정성적인 가치를 다루는 만큼, 데이터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부분도 많을 것 같아요. 스캐터랩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어떻게 발굴하고, 실제로 실행할지 말지 같은 의사결정은 어떤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나요?
정지수: 맞아요. 저희도 퍼널 분석 정말 치열하게 하고, 데이터 정말 많이 봅니다. 하지만 '사용자가 언제 재미를 느끼는가' 하는 본질적인 질문에 대한 답은 데이터만으로는 찾기 어려울 때가 많아요. 그래서 저희는 사용자들을 정말 많이, 그리고 다양한 방식으로 만나려고 노력해요.
단순히 정형화된 유저 인터뷰(FGI)를 하기도 하고, 저희 제품을 열정적으로 사용해주시는 '찐팬' 유저분들을 초대해서 식사를 하며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요. 최근에는 UT(Usability Test)도 굉장히 많이 하고 있어요. 사용자분들을 모셔서 허락 하에 실제로 제타를 사용하는 모습을 옆에서 관찰하면서, 어떤 부분에서 막히고, 어떤 부분에서 즐거움을 느끼는지 생생하게 파악하는 거죠. 엔터테인먼트 제품이다 보니, 결국 사용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무언가'를 포착하는 게 핵심이고, 그러려면 사용자와의 직접적인 접점을 늘리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여기서 새로운 아젠다나 개선 아이디어를 얻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우선순위를 정할 때도 데이터는 당연히 중요한 고려 요소예요. 하지만 데이터가 '이 아젠다는 무조건 성공한다/실패한다'를 100% 예측해줄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데이터는 가능성이 높은 방향을 제시해주고 선택지를 좁혀주는 역할을 할 뿐이죠. 결국 마지막 단계에서는 어느 정도 '감(Intuition)'이 중요해지는 것 같아요. 이 '감'이라는 것도 두 가지 요소로 이루어지는 것 같은데요.
하나는 그 사람이 본래 가지고 있는, 재미에 대한 센스나 말랑말랑한 사고방식 같은 '타고난 감'이에요. 주변에도 보면 그냥 같이 있기만 해도 웃긴 친구들 있잖아요? (웃음) 그런 종류의 감각이 분명히 필요하고요. 다른 하나는 그동안 수많은 실험과 데이터 분석을 통해 쌓인 '경험 기반의 직감'이에요. '과거에 이런 시도를 했을 때 이런 패턴의 사용자는 이탈하더라', '이런 방향으로 유도했을 때 오히려 역효과가 나더라' 같은 학습된 경험들이죠. 이 두 가지 감을 데이터 분석 결과와 잘 조합해서 최종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편입니다.
김준성: 스캐터랩은 스스로 '데이터 드리븐(Data-driven)'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엔터테인먼트 제품에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실제로 얼마나 유효하며, 스캐터랩은 어떤 방식으로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나요?
정지수: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엔터테인먼트 제품에서도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은 매우 유효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각 스쿼드별로 명확한 목표 지표(Goal Metric)를 설정하고 움직여요. 회사 전체의 최상위 목표 지표는 있지만, 각 스쿼드에게 단순히 그 지표만 던져주지는 않아요. 예를 들어 회사 전체 목표가 WAU(주간 활성 사용자 수)라고 해서, 모든 스쿼드에게 'WAU를 올리세요!'라고 말하는 건 너무 막연하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분기보다는 더 짧은, 한두 달 정도의 주기로 각 스쿼드가 집중할 훨씬 구체적이고 달성 가능한 목표 지표를 설정해요. 예를 들어 유저 스쿼드가 온보딩 문제를 푼다면, '회원가입 후 첫 5턴 대화 완료율' 같은 아주 명확한 지표를 목표로 삼는 거죠. 그리고 그 목표 지표를 개선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고 실험을 설계할 때는 항상 두 가지를 함께 고려해요. '이 아이디어가 정말 목표 지표를 올릴 수 있는가?' 그리고 '그 과정이 사용자에게 재미있는 경험을 주는가?'
대부분의 기능은 AB 테스트를 통해 출시하고, 그 결과를 판단할 때 목표 지표의 변화를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맞아요. 하지만 목표 지표만으로 모든 결정을 내리지는 않아요. 실험 결과가 애매할 때가 정말 많거든요. 목표 지표가 조금 오르긴 했는데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거나, 목표 지표는 올랐는데 오히려 다른 중요한 지표(예: 리텐션)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고요. 이럴 때 저희는 정성적인 분석을 깊게 활용해요.
실험군 사용자들의 구체적인 행동 패턴 데이터를 딥다이브해서 분석하거나, 해당 기능을 경험한 사용자들을 직접 인터뷰해서 어떤 경험을 했고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심층적으로 파악하는 거죠. 이런 정성적인 정보들을 종합해서 최종 의사결정을 내릴 때가 많아요. 이건 비단 엔터테인먼트 제품뿐만 아니라, 어떤 종류의 제품을 만들든 필요한 균형 감각이라고 생각합니다. 데이터에 매몰되지 않으면서도, 데이터를 현명하게 활용하는 거죠.
김준성: 현재 스캐터랩 전체 혹은 제타 팀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주시하는 핵심 지표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지수님이 개인적으로 가장 신경 쓰는 지표도 궁금합니다.
정지수: 전사 레벨에서 저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최상위 지표는 '주간 총 사용 시간(Weekly Total Time Spent)'이에요. 한 주 동안 모든 사용자가 제타에서 보낸 시간의 총합이죠. 엔터테인먼트 제품의 성공 여부를 가장 잘 보여주는 대리 지표(proxy)는 결국 '사람들이 이 제품을 얼마나 오래, 즐겁게 사용하는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이 총 사용 시간은 크게 두 가지 요소로 나눌 수 있어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왔는가'를 나타내는 WAU(주간 활성 사용자 수)와 '한 사람당 얼마나 오래 머물렀는가'를 나타내는 사용자당 주간 사용 시간이죠. 이 중에서 제가 프로덕트 리드로서 가장 신경 쓰는 지표는 WAU입니다. 사용자당 사용 시간은 모델 성능 개선의 영향도 크지만, WAU는 새로운 사용자를 데려오고, 기존 사용자가 이탈하지 않도록 제품 경험을 매끄럽게 만드는 제품팀의 역할이 더 크게 작용한다고 보기 때문이에요.
김준성: 회사 입장에서는 매출이나 이익 같은 비즈니스 지표도 빼놓을 수 없을 텐데요. 제품팀에서는 이런 재무적인 지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요? 그리고 조금 민감한 질문일 수 있지만, 현재 제타는 수익을 내고 있는 상황인가요?
정지수: 네, 앞서 말씀드렸듯이 저희는 다행히 수익을 내면서 성장하고 있고요, 작년 말부터는 BEP(손익분기점)도 맞추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올해 초 회사의 방향성을 정할 때도 이 부분에 대해 많은 논의를 했어요. 크게 두 가지 길이 있었죠. 하나는 이미 수익이 나고 있으니, 사용자당 매출(ARPU)을 더 높여서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 다른 하나는 사용자당 순이익이 발생하는 구조는 유지하되, 당장의 이익보다는 제품의 본질적인 경험을 더 강화해서 사용자 기반(WAU) 자체를 키우는 방향. 저희는 후자를 선택했습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더 많은 사용자가 사랑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결국 더 큰 회사가 되고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는 길이라고 믿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저희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사용자가 많아지고 더 오래 사용할수록 자연스럽게 매출이 증가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지금은 WAU와 사용 시간 같은 핵심 경험 지표를 키우는 데 집중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 스캐터랩이 찾는 새로운 동료: PO 이야기
김준성: 이제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 채용 이야기로 넘어가 볼게요. 지금 스캐터랩에서는 새로운 PO(Product Owner) 분을 찾고 계신데요. 만약 새로운 PO 분이 합류하게 된다면, 주로 어떤 일들을, 그리고 어떤 동료들과 함께하게 될까요?
정지수: 어떤 스쿼드에 합류하실지는 그분의 성향이나 역량, 경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서 아직 열려있는 상태예요. 하지만 어떤 스쿼드에 가시든, 함께 일하게 될 저희 제품팀 동료들의 특징을 먼저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희 팀원들은 정말 치열하고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직군 간의 경계 없이 협업하는 사람들이에요.
'경계가 없다'는 게 PO의 권한을 무시한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고요 (웃음), '이건 PO 일이니까 나는 몰라도 돼', '기획은 알아서 하고 개발만 할게' 같은 태도가 전혀 없다는 뜻이에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기획부터 디자인, 개발, 분석까지 모든 과정에서 서로의 영역을 넘나들며 질문하고, 토론하고, 더 나은 방향을 찾기 위해 끝까지 파고드는 분들이죠.
그래서 좋은 점은, 정말 '원팀(One Team)'으로서 제품에 깊이 몰입하며 일할 수 있다는 거예요. 내가 생각한 방향과 'Why'에 대해 끊임없이 동료들과 논의하면서 생각을 더 날카롭게 다듬어갈 수 있죠. 반대로 말하면, 이런 치열한 논의와 설득 과정을 즐기지 않는 분이라면 조금 피곤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개발자분들께도 '이걸 왜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설명하고 설득해야 하니까요.
김준성: 새로운 PO 분이 오셨을 때, 당장 마주하게 될 문제나 풀어야 할 과제들이 있을까요? 지수님이 현재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고민하는 제품 레벨의 문제는 무엇인가요?
정지수: 풀어야 할 문제들이 정말 산더미처럼 쌓여있죠! (웃음) 특정 스쿼드의 구체적인 과제보다는, 제품 전체 레벨에서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고 빨리 해결하고 싶은 문제 몇 가지를 말씀드릴게요.
첫 번째는 앞서 언급했던 데이터-모델 플라이휠을 제품팀 주도로 더 강력하게 돌리는 것이에요. 사용자들이 어떻게 하면 더 자연스럽게 '이 대화 좋았어/나빴어' 같은 선호도 데이터를 제공하게 할지, 그리고 그 데이터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모델 학습에 활용할지, 이 구조를 더 정교하게 설계하고 싶어요. 이게 저희의 핵심 경쟁력인 자체 모델을 더욱 강화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제품 지표 상승에도 크게 기여할 거라고 봅니다.
두 번째는, 제품이 좀 더 '미친 짓'을 많이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많은 앱들이 비슷한 회원가입 절차, 비슷한 UI/UX 패턴을 따르잖아요? 저희는 좀 더 과감하고 실험적인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제품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제타의 대표 캐릭터가 직접 사용자에게 말을 걸면서 회원가입 정보를 받아내는 인터랙티브한 온보딩을 만든다거나, 처음 앱을 켰을 때 선택의 여지 없이 특정 캐릭터와의 강렬한 대화 경험으로 바로 랜딩시키는 거죠. 이런 '틀을 깨는' 시도들을 더 많이 해보고 싶어요.
김준성: 정말 흥미롭고 도전적인 과제들이네요! 그럼 지수님이 생각하시는, 스캐터랩에 필요한 PO의 '이상형'은 어떤 모습인가요? 어떤 분과 함께 이 문제들을 풀어나가고 싶으신가요?
정지수: 제가 생각하는 PO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딱 두 가지예요. 첫 번째는 'Why(왜)'에 대해 정말 깊이 고민하고 통찰하는 능력이에요. '우리 제품의 본질은 무엇인가?', '우리는 왜 이 기능을 만들어야 하는가?', '우리의 목표 지표는 왜 이것이어야 하는가?' 같은 근본적인 질문들을 끊임없이 파고들어야 해요. 저와도, 팀원들과도 치열하게 논의하면서 그 'Why'를 명확히 정의하고, 그에 맞는 정확한 아젠다를 설정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러 가설이 섞인 애매한 아젠다보다는, 하나의 명확한 가설과 'Why'를 담은 아젠다를 선호해요.
두 번째 능력은, 그렇게 찾아낸 'Why'를 기반으로 팀원들을 설득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능력이에요. 명확한 'Why'에 공감할 때 팀원들이 진정으로 하나가 되어 몰입하고 움직일 수 있다고 믿거든요. 이 두 가지가 PO로서 가장 중요한 자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건 농담 반 진담 반인데, 그냥 재미있는 분이었으면 좋겠어요! (웃음) 저희 팀이 워낙 서로 친하고 장난도 많이 치고, '재미란 뭘까?' 같은 다소 엉뚱하지만 중요한(?) 주제로 밥 먹으면서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그런 저희와 함께 즐겁게 어울리고, '재미'에 대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유쾌한 분이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습니다.
💖 스캐터랩 라이프: 기억에 남는 순간과 팀 이야기
김준성: 지난 1년 동안 제타가 정말 폭풍 성장했잖아요. 그 과정에서 분명 기억에 남는 특별한 순간이나 에피소드도 많았을 것 같아요. 지수님께 가장 인상 깊었던 스냅샷 같은 순간이 있다면 공유해주실 수 있을까요?
정지수: 힘든 기억은 잘 못하는 편이라… (웃음) 재밌었던 기억들이 많은데요.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처음으로 제타의 '찐팬' 유저분들 서너 분을 직접 만나 식사를 했던 경험이에요. 지표로는 알고 있었죠. 그분들이 얼마나 오랜 시간 제타를 사용하시고, 캐릭터 제작에 얼마나 많은 열정을 쏟으시는지. 그런데 실제로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눠보니, 그 열정의 깊이가 제가 상상했던 것과는 차원이 다르더라고요.
정말 눈을 반짝이면서 제타에 대한 이야기를 하시는데, 그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고 동시에 많은 반성을 했어요. '나는 과연 저분들만큼 이 제품에 미쳐있는가?', '내가 가진 다른 취미에 저 정도로 진심인가?'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으니까요. 그때 '숫자 너머에 진짜 사람이 있구나'라는 걸 다시 한번 강하게 느꼈고, '내가 이렇게 사람들이 몰입하는 제품을 만들고 있구나' 하는 뿌듯함과 함께 '정말 잘 만들어야겠다, 실수하면 안 되겠다'는 무거운 책임감도 동시에 느꼈습니다. 그 순간이 저에게는 정말 인상적인 경험으로 남아있어요.
김준성: 지수님은 팀원분들과도 굉장히 가깝게 지내시는 걸로 유명(?)하시잖아요. 주말에도 같이 놀고, 집들이도 자주 하시고… (웃음) 어제도 하셨다고 들었어요! 팀원들의 어떤 점이 지수님을 그렇게 끌어당기나요? 스캐터랩 팀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정지수: 제가 보기보다 사람을 엄청 좋아하는 외향형은 아닌데 (웃음), 저희 팀원들은 정말 다 너무 좋아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일단 기본적으로 재미있고 독특한 사람들이 많아요. 대화하다 보면 '와, 저 사람은 저런 생각을 하고 사는구나', '신기하다, 재밌다' 이런 느낌을 자주 받아요. 저에게 끊임없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사람들이죠.
그리고 또 하나는… 앞서 유저분들 만난 이야기와도 좀 이어지는데, 팀원들 모두가 제품에 대한 애정과 몰입도가 정말 높다는 거예요. 제가 제품 리드니까 제품을 사랑하고 잘 되길 바라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역할일 수 있잖아요? 그런데 저희 팀원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제품이 잘 되면 자기 일처럼 기뻐하고 안 되면 진심으로 안타까워하는 모습이 보여요. 그럴 때마다 '아, 이 사람들이 정말 나랑 한 팀이구나' 하는 강한 유대감을 느껴요.
저희 팀원 중에 스포츠를 정말 좋아하시는 분이 계신데, 그분이 "스타트업은 결국 하나의 스포츠 팀이 우승을 목표로 함께 땀 흘리며 달려가는 과정과 같다"는 말씀을 하셨거든요. 저는 그 말에 정말 공감해요. 저희 팀이 딱 그런 느낌이에요. 하나의 목표를 향해 같이 부딪히고 땀 흘리는 동지들 같은 느낌. 그래서 더 애정이 가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다 같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커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집들이도 하고 와인도 마시고 하는 거죠. (웃음)
✨ 왜 스캐터랩인가? 당신이 합류해야 할 이유
김준성: 마지막 질문이 될 것 같은데요. 사실 요즘 국내외를 막론하고 정말 뛰어난 프로덕트를 만드는 스타트업이나 테크 기업들이 많잖아요. 토스, 유튜브, 스포티파이 같은 곳에서도 매력적인 PO 포지션들이 열려있고요. 만약 뛰어난 역량을 가진 후보자분이 이런 쟁쟁한 회사들과 스캐터랩을 동시에 고민하고 있다면, 왜 그 좋은 자리들을 마다하고 스캐터랩에 합류해야 할까요? 스캐터랩 PO 자리만이 가진 가장 강력한 매력, '결정적인 한 방'은 무엇일까요?
정지수: 음, 세가지 정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첫 번째는, 조금 진부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현재 한국에서 이렇게까지 잘 되고 있는 AI 기반의 B2C 프로덕트는 정말 드물다는 점이에요. 저는 원래 AI 기술에 관심이 많아서 스캐터랩에 합류했는데, 지금 AI가 세상을 바꾸는 거대한 물결이 된 이 시점에, 그 최전선에서 이렇게 빠르게 성장하고 사용자들의 사랑을 받는 서비스를 직접 만들어나가는 경험은 정말 특별하다고 생각해요. 미래를 가장 먼저 경험하고 만들어가는 느낌이랄까요? 새롭게 떠오르는 산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 성장할 수 있는 엄청난 기회라고 자부합니다.
두 번째는 앞서 계속 말씀드렸던 '팀'이에요. 저는 스타트업은 기본적으로 열심히, 그리고 때로는 힘들게 일해야 하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게 단순히 의지만으로 되는 건 아니잖아요? 그걸 가능하게 하는 건 결국 같은 목표를 향해 함께 달리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저희 팀의 문화와 동료애는 정말 강력한 무기라고 자신합니다.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함께 성장하며 성취감을 나눌 수 있는 환경이라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PO라는 직무 관점에서 좀 더 말씀드리자면, 저희는 정량적인 분석과 정성적인 감각의 균형이 매우 잘 잡혀있는 팀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저희 대표님은 제가 본 사람 중에 정성적인 감이 가장 뛰어난 분인데, 최근에는 정량적인 분석 능력까지 갖추셨고, 저 같은 경우는 정량적인 분석에 강점이 있지만 동시에 정성적인 센스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팀원들도 마찬가지예요. 데이터 분석에 능한 분도 '재미'라는 정성적인 가치를 함께 고민하고, 감각이 뛰어난 분도 데이터를 근거로 판단하려고 노력하죠. 덕분에 데이터에 매몰되지도, 그렇다고 감에만 의존하지도 않는, 아주 건강하고 균형 잡힌 방식으로 제품을 만들어나가고 있어요. PO로서 정말 다양한 측면에서 깊이 고민하고 성장할 수 있는 최고의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